편지와 사진의 침전
우리는 신지학 문헌에서 편지나 사진의 침전에 관해 읽은 적이 있다. 이 또한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누군가와 교신하고자 하는 대사는 종이 한 장을 앞에 놓고 그 위에다가 그가 나타내고자 하는 글의 멘탈 이미지를 만든 다음 에테르로부터 그 이미지를 구체화할 물질을 끌어오면 된다. 아니면 그가 원한다면 상대의 앞에 종이를 놓고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도 똑같이 쉬운 일인데, 이 때 두 사람 간의 거리가 아무리 멀더라도 상관없다.
세 번째 방법은 시간이 절약되는 관계로 훨씬 더 자주 쓰이는 방법인데, 제자의 마음속에다가 편지의 모든 내용을 새긴 후 그로 하여금 기계적인 침전작업을 하도록 맡기는 것이다. 그러면 제자는 종이를 들고 스승의 손으로 쓴 편지를 보았다고 상상하면서 그 글을 앞서 말한 것처럼 구체화하게 된다. 만일 그가 주위의 에테르에서 물질을 끌어오는 일과 글을 종이 위에 침전시키는 일을 동시에 행하는 것을 어렵다고 느낀다면 테이블 위에 보통 잉크나 소량의 컬러 파우더를 갖다 놓을 수도 있는데, 이것들은 이미 농밀한 물질이므로 끌어오기가 더욱 용이하다.
이런 힘을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이 소유하게 되면 위험한 무기가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어떤 사람의 필적을 쉽게 모방하는 것은 물론 이런 식으로 저질러진 위조를 일반적인 수단으로 막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스승과 확실하게 연결되어 있는 제자에게는 어떤 메시지가 정말 스승에게서 나왔는지 알 수 있는 확실한 테스트 방법이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그 메시지가 진짜인지 알 수 있는 증거는 오로지 편지의 내용과 그 속에 숨쉬는 혼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필적은 아무리 똑같이 모방되어 있어도 증거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다.
속도에 관해 말하자면, 침전하는 일이 처음인 제자는 아마도 한번에 몇 단어밖에는 그려낼 수 없을 것이므로, 일반적인 방법으로 편지를 쓰는 것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 페이지나 혹은 편지 전체를 한번에 시각화 하는 데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은 훨씬 수월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교령회에서는 때때로 꽤 긴 편지가 단 몇 초 내에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림을 침전시켜야 할 때에도 정확하게 똑같은 방법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반드시 장면 전체가 한번에 시각화되어야 하며, 만일 색깔이 필요하다면 각각의 색을 분리하여 그 장면의 정확한 색을 정밀하게 재현해야 하는 부가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분명 여기엔 예술적인 재능이 사용되어야 하는 영역이 존재하며, 아스트럴계의 모든 거주자가 이런 방법으로 똑같이 훌륭한 그림을 그려내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생전에 위대한 화가였었고, 따라서 어떻게 볼 것인가와 무엇을 볼 것인가를 배운 사람이 있다면, 만일 그가 사후에 아스트럴계에서 이러한 그림의 침전을 시도한다면 분명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성공적일 것이다.
석판에 쓰기
가장 뛰어난 몇몇 영매들이 엄격한 시험조건 하에서 행하여 그들을 유명하게 만들기도 했던 석판에 글씨를 쓰는 일은 때로는 침전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석판 사이에 연필 조각이 끼워져 있어서 영의 손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으며, 이 조각이 닿는 범위 안의 작은 점들이 물질화 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