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아스트럴계의 현상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이 장(章)은 본서의 마지막이 아니라 첫머리에 오는 것이 타당한데, 그 이유는 이번 장에서 다루는 주제들을 고찰함으로 인해 앞에서 설명한 모든 내용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이번 생애에서 신지학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계기는 그 당시 부총장이었던 A. P. 신네트의 덕분이었다. 그는 나에게 무척이나 친절하였으며, 그와 함께 머무는 동안 우리는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그의 서재에서 신지학의 문제들을 토론하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지나가는 투로 말하길,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신지학에서는 우리가 계속해서 보아온 많은 영적인 현상들을 충분히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의 이러한 가정에 다소 놀란 나는 그러한 현상들이 만족스러울 정도로 설명되어 왔음을 완강하게 주장하며 여러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신네트는 이런 내게서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는데, 내게 런던 지부에서 강의를 통해 나의 견해를 상세히 설명해 줄 것을 부탁했다. 나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막상 강의를 준비하다 보니 내 견해를 이해시키자면 아스트럴계 전체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들, 즉 아스트럴계의 상태와 그곳 거주자들의 능력 및 가능성들을 총괄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난 일을 떠맡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은 어차피 누군가가 진작부터 했어야 하는 일이므로 나는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마침내 지부에서의 강연은 이루어졌고, 그 내용은 런던 지부의 회보 24호에 실려 있다.
당시 신지학 입문서 시리즈를 출간 중이던 베산트 박사가 친절하게도 내 논문을 시리즈 중의 하나로 넣어 주었고, 그 결과 지금의 글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입문서의 내용을 통해 다양한 초물리적인 현상들이 언급되고 또 어느 정도는 설명되었다고 하더라도,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이러한 주제들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가장 빈번히 마주치게 되는 현상들을 나열하고, 그것들이 우리가 앞에서 설명하고자 했던 것들 중 어떤 것에 의해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가를 요약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그러나 아스트럴계의 자원은 매우 다양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어떤 현상이라도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규칙을 적용하는 수밖에 없다.
환영(幻影)이나 유령은 위에서 말한 것의 좋은 예가 된다. 대개 막연하게 사용되는 이러한 환영이나 유령과 같은 단어들은 거의 모든 아스트럴계의 거주자를 지칭하는 데에 분별없이 사용되기도 한다. 심령적으로 발달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런 환영들을 보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이 “유령을 본다”는 것은 다음의 두 가지 현상 중 하나를 의미하는데, 즉 유령이 물질화 되었거나 아니면 그 사람이 순간적으로 심령적인 지각력을 가지게 된 경우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도 흔히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므로, 우리는 평소 거리에서 살아있는 사람을 만나듯이 빈번하게 유령들과 마주칠 수는 없는 것이다.
2017.03.17 01:53
아스트럴계의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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