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아스트럴계의 거주자
아스트럴계의 실제 풍경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어쨌든 우리는 그림의 배경이 되어줄 부분을 스케치해왔고, 이제는 그곳에 형태들을 채워 넣기 위해 아스트럴계 거주자들에 대한 묘사를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이곳의 존재들을 정리하고 표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가장 적절한 방법은 그들을 세 가지의 큰 부류, 즉 인간, 비인간, 그리고 인공적(人工的)인 존재로 나누는 일일 것이다.
가. 인간
아스트럴계의 인간 거주자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 이렇게 두 집단으로 나누어진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여전히 육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육체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로 구분할 수 있다.
1. 살아 있는 사람
물질계에 살고 있는 동안에 아스트럴계에 현현하는 사람들은 다음 네 가지 부류로 세분할 수 있다.
1) 대사와 그의 제자들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개 아스트럴체를 매개체로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바로 위의 계에서의 하부 4 단계의 질료 또는 루파(rupa)수준의 물질로 구성된 멘탈체를 사용한다. 이 매개체의 장점은 멘탈계에서 아스트럴계로 또는 그 역방향으로도 즉시 이동이 가능하며, 멘탈계의 더 강력한 능력과 예리한 지각을 아스트럴계에서도 항상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멘탈체는 당연히 아스트럴 시력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멘탈체로 활동하는 제자는 하위계의 거주자들을 더욱 효율적으로 돕기 위하여 눈에 뜨일 필요가 있을 때 자기 주위에 일시적인 아스트럴 물질 막을 모으는 방법을 배운다. 마야비루파라고 불리는 이 일시적인 체는 처음에는 대개 스승이 제자를 위하여 형성시켜준다. 그리고 차츰 혼자 힘으로 쉽고 신속하게 그것을 형성할 수 있을 때까지 가르침과 보조를 받게 된다. 이와 같은 매개체의 겉모습은 정확한 그 사람의 복사판이지만, 그 자신의 아스트럴체의 질료를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물질계에서 우리가 인체의 모형을 제작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제자는 다른 여느 사람들처럼 아스트럴체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발견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어느 매개체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유능한 스승의 지도 하에 아스트럴계로 이끌려진 사람은 그 곳에서 가능한 가장 충만한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아스트럴계의 모든 하위 부분들에서 완전하고 쉽게 작용할 수 있다. 아스트럴계에서의 그는 물질계에서 그의 친구들이 알고 있는 바로 그 사람 자신이지만, 이때의 그가 평소와 다른 점은 역시 육체와 에텔 복체를 갖지 않거나 또는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아스트럴체마저도 갖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그처럼 자유로운 여건에서 생겨나는 부가적인 힘과 기능들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 부가적인 능력을 잠자는 동안에 사용함으로서 그는 깨어있을 때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던 신지학에 관한 연구를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진행시킬 수가 있다. 그가 다른 계에서 행하거나 배운 것을 물질계에서 완전하고 정확하게 기억해낼 수 있는지 여부는, 그가 의식을 하나의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단절 없이 이전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조사자는 가끔씩 아스트럴계에서 대부분의 신지학자들이 알고 있는 대사들과는 연결되어 있지 않은 지부에 속하는,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온 진지하고 희생적인 진리 탐구자인 오컬트 학도들을 만날 것이다. 하지만 주목할만한 것은 그러한 모든 지부들은 적어도 위대한 히말라야 형제단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거기에는 현재 지구상에 알려진 최고의 성현들이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한다.
2) 대사의 지도 하에 있지 않는 심령적으로 개발된 사람
이러한 사람은 영적으로 발달되어 있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두 가지 형태의 발달은 반드시 함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적인 힘은 그 사람이 이전의 생애 동안에 행해진 노력의 결과에 의해 타고난 것이다. 그것은 매우 고상하고 이기심이 없는 성격을 띨 수도 있고, 아니면 무지한 것이거나 잘못 지도를 받은 것 혹은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한 사람은 대개 육체로부터 벗어나 있을 때 완벽히 의식을 가지지만, 적절한 훈련의 부족으로 인하여 그가 보는 것에 대하여 크게 속임을 당하기 쉽다. 그는 종종 앞의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처럼 거의 충분히 아스트럴계의 다른 하위 부분들을 두루 돌아다닐 수 있다. 그러나 때때로 그는 어떤 하나의 부분에 특별히 마음이 끌려서 그 영향들을 벗어나서는 좀처럼 여행하지 않는다. 그가 보았던 것에 대한 기억은 발달 정도에 따라 완벽한 명료함에서부터 완전한 왜곡이나 멍한 망각 상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게 된다. 그는 항상 아스트럴체로 나타난다. 왜냐하면 멘탈 매개체로 작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3) 일반 사람
이들은 수면의 대부분을 무의식 상태에서 아스트럴체로 이리저리 떠도는, 어떠한 심령적인 발달도 없는 사람들이다. 깊이 잠들어 있을 때, 아스트럴체는 자연적인 원리로서 거의 언제나 육체로부터 이탈하여 부근을 맴돌게 되는데, 이때 전혀 개발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의 아스트럴체는 잠들어 있는 육체만큼이나 거의 잠들어 있다.
그러나 이 아스트럴 매개체가 보다 활발해진 어떤 경우에는 다양한 아스트럴 흐름을 타고 꿈결같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이따금 비슷한 상태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만나거나 유쾌한 혹은 불쾌한 여러 가지 체험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 그 경험에 대한 기억은 절망적으로 혼동되고 종종 실제로 발생한 것이 꿈속에서 기괴한 만화로 익살스럽게 바뀌어졌기 때문에, 그 사람으로 하여금 다음날 아침 그가 뭔가 특이한 꿈을 꾸었다고 생각하게 할 것이다.
현시대에 살고 있는 문명화된 국가의 이른바 문화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거의가 잘 발달된 아스트럴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잠자는 동안 자신을 둘러싼 실재에 대해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기만 한다면, 그들은 아스트럴계를 관찰하고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그 정도로 각성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잠들기 전에 가장 먼저 뇌리에 떠오르는 잡다한 주제들 중의 어떤 것을 끌어안고 공상의 나래를 펴면서 대부분의 밤들을 소비해 버린다. 그들은 아스트럴체의 능력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잠을 잘 때에는 확실히 아스트럴계에서 깨어나지만, 그 세계에서 깨어있다고 할 수 없다. 설사 깨어있다 해도 자기 주위를 아주 불분명하게 의식하는데 그치고 만다.
이러한 사람이 만일 지혜의 대사들 중의 어느 한 분을 스승으로 모시게 된다면, 대개는 그러한 비몽사몽의 상태에서 즉시 깨어나 아스트럴계에 존재하는 자기주위의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 속에서 배우고 활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의 잠자는 시간들은 더 이상 공백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유익하고 활동적인 일로 채워진다. 이러한 일은 낮 동안 지친 육체의 건강한 휴식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원조자(Invisible Helpers)」 5장 참조>
이처럼 육체에서 사출된 아스트럴체는 진보가 늦은 인종이나 개인의 경우에는 대체로 그 형체가 불분명하고 경계선이 모호하나, 지성과 영성이 발달된 사람의 아스트럴체는 윤곽이 보다 뚜렷하고 자기 육체와 꼭 닮은 형태이다. 미발달된 아스트럴체가 그처럼 경계선이 불분명하고 또한 인류의 대다수가 아직 그러한 미발달의 단계에 있으므로 해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종종 대두된다. 그것은 평범한 사람이 아스트럴체 상태로 있을 때 투시가는 “어떻게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이 의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음의 사실을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투시가의 눈에는 인간의 육체가 우리가 오라라고 부르는 것에 의해 둘러싸여 있는 모습으로 비친다는 것이다. 이 오라는 어떤 색의 빛을 내는 안개와 비슷하며, 그 모양은 달걀형으로 육체로부터 사방으로 대략 18인치정도 퍼져나가 있다. 모든 연구가들은 이 오라의 구조가 지극히 복잡하며, 거기에는 현재 인간의 매개체로 제공되는 다른 모든 세계의 질료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스트럴 질료 이상의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한 사람에게는 오라가 어떻게 보일 것인지 잠시 생각해보자.
그러한 관찰자에게는 오라가 그저 오직 아스트럴 질료로만 구성되어 있을 뿐이므로 보다 단순한 연구 대상에 그치고 만다. 어쨌든 그는 이 아스트럴 질료가 육체를 감싸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육체와 겹쳐져 있고 체내에서는 그것이 훨씬 농밀하게 모여 있음을 볼 것이다. 이것은 육체의 세포에 대응하는 부분으로 많은 양의 농밀한 아스트럴 질료가 서로를 끌어당겨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유야 어쨌건 육체의 안쪽을 구성하는 아스트럴 질료가 바깥쪽의 그것보다 몇 배나 농밀하다는 사실은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잠자는 동안 아스트럴체가 육체로부터 빠져나올 때도 이러한 상태는 그대로 유지되며, 이 상태의 아스트럴체를 투시력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전과 마찬가지로 오라에 둘러싸여 있는 육체와 거의 비슷한 형체를 본다. 이 형체는 이제 오직 아스트럴 질료로만 이루어져 있으나, 그래도 그 형체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안개 사이의 밀도 차이는 비록 그 형체 자체는 단지 농도가 짙은 안개라 할지라도 그 형체와 둘레의 안개 사이를 분명히 구별할 수 있게 하기엔 아주 충분하다.
이제 영적으로 진화된 사람과 보다 덜 진화된 사람 사이의 아스트럴체의 모습에 관하여 알아보자. 덜 진화된 사람의 경우 비록 흐릿하고 불분명하기는 하지만 내면적인 형체들의 특징과 윤곽은 항시 인지된다. 그러나 그들의 오라는 그 경계선이 조형성과 지속성을 갖지 못하는 단지 엉성한 안개의 소용돌이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사실 달걀 모양이라고 하는 이름이 무색해진다.
보다 진화된 사람의 경우에는 오라와 그 속의 형체 모두에 있어서 두드러진 변화가 있다. 이 중 후자는 훨씬 더 그 모습이 뚜렷하고 명확하여 그의 육체적 자태를 그대로 복제한 것과 같으며, 그 바깥 부분 오라는 떠도는 안개의 소용돌이 대신 경계가 분명한 달걀 모양을 취하면서, 그 주위에 항상 소용돌이치고 있는 여러 다양한 흐름의 가운데서도 영향을 받지 않은 채로 형태를 유지한다.
인류의 육체적인 능력은 진화되는 과정 중이며, 개인들은 제각기 그 과정의 여러 단계들을 밟고 있으므로, 이 일반 사람들의 부류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점진적인 변화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발전해 간다.
4) 흑마술사와 그의 제자
이 부류는 선 대신 악을 개발해왔다는 점을 제외하면 맨 처음 부류와 어느 정도 비슷하다. 이들은 자신이 획득한 능력을 인류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사용한다. 이들 중에서도 보다 영성이 낮은 그룹들은 오우비교(Obeah)나 부두교(Voodoo)의 무시무시한 의식을 행하는 원시 종족의 멤버들과 야만족의 주술사들이 포함된다. 반면에 보다 지성이 발달된, 그리하여 더욱 비난받아 마땅한 그룹이 티벳의 흑마술사들이다. 유럽인들은 이들을 두구파(Dugupas)라고 부르지만 이것은 잘못된 호칭이며, L. 오스틴 와델이 그의 저서인 「티벳의 불교」에서 확실히 설명했듯이, 그것은 다만 티벳의 불교에서 온건 개혁파로 불릴 수 있는 것 중에 하나인 까규파(Kargyu)의 부탄 분파를 가리키는 이름일 뿐이다.
두구파가 탄트라의 마법에 깊이 관련되어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보다도 흔히 홍모파(紅帽派)라고 불리는 전혀 개혁을 거치지 않은 구교(舊敎)인 닝마파(Nin-ma-pa)가 있고, 또 그 훨씬 저변에는 어떤 형태의 불교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은 토착 종교인 본파(Bonpa)가 있다. 어쨌든 겔룩파(Gelugpa)를 제외한 티벳의 모든 분파들이 반드시 사도(邪道)로 간주되어서는 안 되며, 보다 사실적인 관점을 말하자면 다른 분파들의 계율은 그것의 실천에 있어서 훨씬 더 자유방임적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엄격한 개혁가들 사이에서 보다는 그들 사이에서 이기적인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비율이 더 높다고만 말할 수 있을 것이다.